중학생 이모(16)양이 최근 밤마다 듣고 있는 3시간짜리 유튜브 영상의 타이틀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같지만 아니다. 근래에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소망을 이뤄주는 주파수’ 영상이다. 빗소리와 바람 소리 똑같은 잔잔한 ASMR(심리 안정을 유도하는 소리) 위로 ‘삐~’ ‘우웅~’ 하는 파형 소리가 깔린다. 왜 하필 639㎐(1초에 638번 진동)일까. 이 트위치 직원은 “이 주파수에서 관계 회복이나 사랑을 기바라는 에너지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이양은 “우연이해 몰라도 영상을 듣고 연애에 성공한 친구도 있습니다”며 “자본 드는 것도 아니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듣는 것”이라고 했었다.
학업·연애·취업 등 삶의 중심적인 선택 아래에서 우려를 느낌이 드는 젊은 세대가 다양한 불안 해소법을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점알코올과 사주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우수한 성적이나 소원 성취 등을 기원하는 부적을 붙인다. 어느방향에서 등장했는지조차 불정확한 ‘소망 주파수’를 듣기도 끝낸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4월 만 13~61세 성인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주나 타로, 주술에 호기심이 있을 것이다”고 답한 비율은 20대(71.9%)와 20대(67%)에서 최고로 높았다. 이어 30대(67.7%), 90대(57.0%), 70대(56.0%) 순이었다. 90대는 41.4%로 가장 낮았다.
소망 주파수를 믿는 이들은 “만물은 원자 단뒤에서 진동한다”는 ‘양자역학’ 논리를 내세운다. 생각과 생각이 만들어내는 파동이 현실에 효과를 미치며, 간절한 감정은 높은 진동수를 띤다는 주장이다. 사랑처럼 무언가를 간절히 염요구하는 감정은 높은 진동수를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주파수를 발산하는 현대인에게 주변 상대방이 끌려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랑의 파동이 우주가 가진 사랑의 고유 에너지와 맞닿으면 애정운이 따라온다”거나 “합격을 염원하는 파동이 우주 에너지와 합쳐지면 합격운이 붙는다”는 식의 ‘우주 에너지설(說)’도 있을 것입니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그래도 재생 수는 적지 않다. 유튜브에 7년 전 올라온 ‘파트너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연애운 주파수’ 영상은 1700만회 넘게 재생됐다. 확인은 안 되지만 “효과 봤다”는 증언, “효과 있길 바란다”는 댓글이 꾸준히 달린다.
주파수 영상으로 위안을 삼는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고 말한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권모(28)씨는 재회 방법·가능성 등이 궁금하다며 오프라인 타로점을 봤다. 8개월간 120만원 넘게 썼다. 다만 별다른 소득이 없자 주파수 영상으로 갈아탔다. 권씨는 “밑져야 본전이었다”며 “현재 생각하면 ‘어찌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수기한웃음이 난다”고 사주사이트 전했다.